Barber, Bartók, Jarrett – Keith Jarrett

발매 2015
ECM 2445

Keith Jarrett Piano

Rundfunk-Sinfonieorchester Saarbrücken
Dennis Russell Davies - Conductor

New Japan Philharmonic Orchestra
Kazuyoshi Akiyama - Conductor

솔로 콘서트 앨범 <Creation>과 함께 발매된 클래식 앨범 <Barber/Bartók/Jarrett>은 30여년 전의 연주를 담고 있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가 이끄는 자르브뤼켄 라디오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사무엘 바버의 ‘Piano Concerto op. 38’은 독일 자르브뤼켄에서 1984년에 녹음된 것이고 카즈요시 아키야마가 이끄는 뉴 재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벨라 바르톡의 ‘Piano Concerto no. 3’은 1985년 일본 도쿄에서 녹음된 것이다. 그러니까 유러피언 쿼텟 이후 1983년 스탠더드 트리오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ECM New Series의 출범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클래식 연주 활동을 시작한 때에 녹음된 것이다.

이 30년 전의 연주는 바흐, 모차르트, 헨델 등 다른 클래식 연주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동안 키스 자렛은 재즈와는 정반대의 관점에서 클래식을 연주했다. 연주자의 해석을 강조하기 보다는 작곡가가 악보에 적어놓은 이상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연주였다고 할까? 악보에 대한 연주자의 시선은 최대한 억제하고 작곡가의 관점에서 연주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 그의 클래식 연주는 다소 밋밋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바버와 바르톡을 연주함에 있어서도 그는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두 작곡가가 지닌 현대성, 특히 재즈가 있던 시대에 작곡된 곡들이라는 사실로 인해 키스 자렛의 연주는 한층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설령 자신을 배제하려 했다고 해도 자연스레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특히 바버의 피아노 협주곡 중 2악장 ‘Canzone. Moderato’같은 연주에서는 키스 자렛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따라서 두 협주곡은 재즈 감상자들에게도 수용될만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재즈적인 느낌까지 주기도 한다. 그래서 바흐, 모차르트의 연주 보다는 키스 자렛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쓴 곡들과의 연계성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을 마치고 다시 무대로 돌아와 앙코르 곡으로 피아노 솔로로 짧게 연주한 ‘Nothing But The Truth’를 들으면 더욱 명확해 진다. 그래서 재즈 애호가로서 나는 왜 이 앨범이 30여년 전에 발매되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11 댓글

  1. ‘연주자의 시선은 최대한 억제하고 작곡가의 관점에서 연주’하려고 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듭니다.
    물론 “완벽한” 작곡가의 관점이란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건반 하나하나 터치할때마다 마치 진리를 탐구하듯이 연습했을거란 상상을 해보니 왜 그를 이시대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라고 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네요.

    당분간 그의 연주를 탐구해봐야 겠습니다.^^

    • 클래식 연주에서는 그것이 일종의 규범이죠. 그런데 그것이 매우 불가능한 일이죠. 창작자의 손을 떠난 텍스트니까…요즈음처럼 작곡자가 직접 연주해 녹음한 것이라면 몰라도..ㅎ키스 자렛은 재즈와 클래식을 완전 정반대의 마음으로 연주하는데 그것이 참 재미있습니다.ㅎ

  2. 오늘 새벽 이 앨범도 ‘creation’과 같이 들었습니다.

    첫 트랙부터 임팩트가 장난아니더니.. 듣다가 문득 스트라빈스키가 생각이 나네요..
    전 클래식은 잘 모르는데다가 좋아하는 것만 계속 듣는 타입이라 몰랐는데,
    둘 다 현대음악가였다는..^^;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음악을 듣다보니 ecm음악이 또 다르게 느껴집니다..

    • ecm의 클래식에 대한 취향도 따로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전 그냥 따라가는 수준이지만 말이죠. 키스 자렛의 다른 클래식 연주도 들어보세요. 호불호가 갈리긴 합니다만 현대 쪽 연주는 전 좋아합니다. ㅎ

    • ecm은 알면 알수록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궁극의 음악을 실현하려는 듯한 느낌도 드네요.

      키스 자렛의 ‘바흐의 평균율.. ‘을 존 루이스 연주랑 같이 들어봤는데, 둘다 클래식보다 템포가 살짝 빠른 것 같아요. 그리고 음과 음사이 연결, 강약이 클래식피아노 연주자들하고는 다르긴 하네요.
      왠지 저도 현대음악으로 기울것만 같은 느낌..ㅋ

    • 안드라스 쉬프… 정통 클래식 피아니스트여서 그런가요.. 확실히 연주가 유려하네요!
      ecm에서 발매한 게 살짝 의아해서 ecm에 대해 올리신 포스팅을 다시 읽어보니,
      ecm new series 였군요..
      아르보 페르트는 오…성스러움과 웅장함이..!!

      뭔가 득템한 이 기분..^^ 좋은 연주자랑 작곡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뉴 시리즈를 계속 눈여겨보게 될 것 같아요..

      • 원래 뉴시리즈가 고음악과 현대 음악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앨범마다 호불호가 갈리곤 했죠. 그것이 고전,낭만,인상주의 음악에도 손을 대면서 이제는 획실한 클래식 레이블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앨범들이 다 좋아요. ㅎ

    • 아하.. 그런 히스토리가 있었군요.. 이런 과정얘기 들으면 더 관심이 가고 재밌습니다.

      ecm홈피에 뉴 시리즈 앨범에 대한 소개가 있지만..
      낯선청춘님 관점에서 ‘뉴 시리즈’ 앨범들만 따로 스페셜하게…한 번.. 다뤄주시면 안될까요….?+.+

      • 뉴 시리즈만 따로 하기엔 제 능력이 ㅎ 그것은 클래식 전문가가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되는대로 뉴시리즈 소개도 하겠습니다. 워낙 밀린 글이 많아서 언제가될 지 모르지만..ㅎ

    • ^^ 늘 그렇듯이 부담갖지 마시고, 느낌이 올때 그 시기가 언제이든.. 올려주심 저야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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